잠언 30장 강해: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소서”
잠언 30장 강해: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소서”
잠언 30장은 “야게의 아들 아굴의 잠언”이라는 소개로 시작합니다. 아굴에 대해서는 성경이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나 사회적 지위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어떤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섰는가입니다.
아굴은 자신을 뛰어난 지혜자로 내세우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무지와 한계를 솔직히 고백합니다. 그는 인간의 지식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인정하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이 순전하며 신뢰할 만하다고 선포합니다.
잠언 30장의 핵심은 인간이 자신을 높이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데 있습니다. 사람은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내일 일조차 알지 못합니다. 많은 것을 소유하면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재물은 영혼을 지켜 주지 못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욕망과 분노를 다스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쉽게 교만과 탐욕에 빠집니다.
그래서 아굴은 많은 것을 구하지 않습니다. 거짓을 멀리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양식만을 달라고 간구합니다. 부요함 때문에 하나님을 잊지도 않고, 가난함 때문에 죄를 짓지도 않도록 지켜 달라고 기도합니다.
이 기도는 오늘 우리에게도 필요한 기도입니다.
1. 참된 지혜는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비하면 짐승이라 내게는 사람의 총명이 있지 아니하니라.”
잠언 30장 2절
아굴은 자신을 낮추어 말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주신 이성과 지혜를 부정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거룩하고 무한하신 하나님 앞에서 인간의 지식이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인정하는 고백입니다.
사람은 조금만 알아도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행동할 수 있습니다. 성경을 조금 공부한 뒤 다른 사람의 믿음을 쉽게 판단하고, 한 번의 성공을 경험한 뒤 자신의 방법이 언제나 옳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참된 지혜자는 자신이 모르는 것이 많음을 압니다. 자신의 경험과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그래서 말씀을 배우고, 다른 사람의 충고를 들으며, 하나님께 지혜를 구합니다.
교만한 사람은 질문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이미 정답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반면 겸손한 사람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제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여 주시고,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을 고쳐 주소서.”
신앙의 성숙은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며 말씀 앞에 머무는 것입니다.
2. 하늘에 오르고 바람을 잡을 수 있는 분은 하나님뿐이십니다
잠언 30장 4절에서 아굴은 여러 질문을 던집니다.
누가 하늘에 올라갔다가 내려왔는가?
누가 바람을 손에 모았는가?
누가 물을 옷에 쌌는가?
누가 땅의 모든 끝을 정하였는가?
이 질문들은 인간의 한계를 드러내며 동시에 창조주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선포합니다.
인간은 과학과 기술을 통해 많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자연의 질서를 만든 존재는 아닙니다. 바람과 물, 하늘과 땅의 주권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연구할 수 있지만 하나님을 완전히 측량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지식은 부분적이며, 하나님의 지혜는 완전합니다.
아굴은 “그의 이름이 무엇인지, 그의 아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묻습니다. 이 구절을 해석할 때 지나친 단정을 피해야 하지만, 신약의 빛 아래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에서 내려오셨고, 아버지를 우리에게 나타내셨습니다.
인간이 스스로 하나님께 올라가 그분을 알아낸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아들을 통해 자신을 나타내셨습니다. 구원은 인간의 지혜가 하나님께 도달한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내려오신 은혜입니다.
3. 하나님의 말씀은 모두 순전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다 순전하며 하나님은 그를 의지하는 자의 방패시니라.”
잠언 30장 5절
사람의 말에는 실수와 과장이 섞일 수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 사람의 주장도 변합니다. 어제 옳다고 여겼던 것이 오늘 잘못된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순전합니다. 불순물이 제거된 금속처럼 깨끗하고 신뢰할 만합니다.
말씀이 순전하다는 것은 우리가 모든 구절을 즉시 쉽게 이해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고, 우리의 욕망과 충돌하여 불편하게 느껴지는 말씀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말씀의 불완전함이 아니라 우리의 제한된 이해와 죄성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를 속이지 않습니다. 죄를 생명이라고 부르지 않고, 죽음의 길을 복이라고 포장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책망하고 아프게 하지만, 그 목적은 우리를 멸망시키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말씀을 의지하는 자의 방패가 되십니다. 방패는 전쟁이 없게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공격 가운데 사람을 보호하는 도구입니다. 말씀을 붙들어도 어려움은 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짓과 유혹, 두려움과 절망이 공격할 때 말씀은 우리의 믿음을 지켜 줍니다.
4. 하나님의 말씀에 인간의 생각을 더하지 마십시오
“너는 그의 말씀에 더하지 말라 그가 너를 책망하시겠고 너는 거짓말하는 자가 될까 두려우니라.”
잠언 30장 6절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에 자신의 생각과 전통을 더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명령하지 않은 것을 마치 하나님의 명령처럼 주장하거나, 자신의 취향을 모든 성도에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불편한 말씀은 빼고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만 강조할 수도 있습니다.
설교자와 교사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자신의 주장에 권위를 더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고 함부로 선언해서는 안 됩니다. 본문의 의미를 충실히 살피고, 분명하지 않은 부분은 겸손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성도도 설교자의 말과 하나님의 말씀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의 해석을 무조건 절대화하지 말고 성경 전체의 문맥 안에서 분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존중한다는 것은 말씀을 내 생각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말씀 아래 두는 것입니다.
5. 거짓과 허탄한 것을 멀리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십시오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잠언 30장 8절
아굴의 첫 번째 기도는 거짓을 멀리하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는 먼저 환경의 변화보다 자신의 마음과 입술의 정결을 구합니다.
거짓말은 단순히 사실과 다른 말을 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자신을 실제보다 크게 보이게 하는 과장, 불리한 사실을 감추는 축소, 다른 사람의 말을 왜곡해 전달하는 것도 거짓의 모습입니다.
사람은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꾸미고, 책임을 피하기 위해 변명하며, 이익을 얻기 위해 진실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짓은 영혼을 분열시킵니다. 사람 앞에서의 모습과 실제 모습이 달라지고, 하나의 거짓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거짓을 만들어야 합니다.
성도는 불리하더라도 진실을 선택해야 합니다. 실수했다면 숨기지 말고 인정하며, 잘못 전달한 말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합니다.
아굴은 자신의 의지를 자랑하지 않고 하나님께 도움을 구합니다. 거짓을 이기는 일도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6. 가난도 부요도 아닌 필요한 양식을 구하십시오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잠언 30장 8절
이 말씀은 잠언 30장의 중심 기도입니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부요함을 복으로 생각하고 가난을 불행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아굴은 부자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가난 자체를 경건하다고 여기지도 않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맡기신 삶을 감당할 만큼 필요한 양식을 구합니다.
이 기도는 재물을 무시하는 기도가 아닙니다. 가족을 돌보고, 맡은 책임을 감당하며, 이웃과 나누기 위해 물질은 필요합니다. 문제는 재물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아굴은 자신의 연약함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너무 부유하면 하나님을 잊을 수 있고, 너무 가난하면 죄의 유혹에 빠질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형편보다 믿음을 지켜 달라고 기도합니다.
우리도 “더 많이 주소서”라는 기도만 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복을 주시고, 받은 것을 지혜롭게 사용하게 하소서. 재물 때문에 주님을 잊지 않게 하시고, 부족함 때문에 정직을 버리지 않게 하소서.”
7. 부요함은 하나님을 잊게 할 수 있습니다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잠언 30장 9절
고난은 우리의 믿음을 시험하지만 형통도 믿음을 시험합니다.
어려울 때는 간절히 기도하지만 일이 잘 풀리면 하나님 없이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건강하고 재물이 충분하며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때, 모든 것이 자신의 노력과 능력의 결과라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부요함의 가장 큰 위험은 돈이 많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하나님이 필요 없다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도 광야에서는 하나님을 의지했지만, 약속의 땅에서 배부르게 된 뒤 하나님을 잊을 위험에 놓였습니다.
그러므로 형통할 때 더 깨어 있어야 합니다. 수입이 늘어나고 지위가 높아질수록 더 겸손하게 감사해야 합니다. 재물을 자신의 안전으로 삼지 말고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으로 여겨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복을 주셨다면 자신만을 위해 쌓아 두지 말고 가족과 이웃, 교회와 선한 일을 위해 사용해야 합니다.
8. 가난도 죄를 정당화하지는 못합니다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
잠언 30장 9절
아굴은 가난의 유혹도 알고 있었습니다. 생계가 어려워지면 부정한 방법을 정당화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상황이 어려우니 어쩔 수 없다.”
“조금 속이는 것은 괜찮다.”
“가족을 위한 일이니 죄가 아니다.”
그러나 어려운 형편이 죄를 의로 바꾸지는 못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이 말씀을 가난한 사람을 쉽게 비난하는 데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절박한 상황에 있는 사람을 정죄하기 전에 공동체가 필요한 도움과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교회는 “도둑질하지 말라”고 말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굶주린 사람이 음식 때문에 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실제적으로 돌보아야 합니다.
가난한 사람에게는 정직을 지킬 믿음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9. 약한 사람을 함부로 고발하지 마십시오
“너는 종을 그의 상전에게 비방하지 말라 그가 너를 저주하겠고 네가 죄책을 당할까 두려우니라.”
잠언 30장 10절
종은 당시 사회에서 힘이 약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을 주인에게 함부로 고발하면 그는 자신을 변호할 기회도 없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었습니다.
이 말씀은 잘못을 보고도 침묵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범죄와 학대, 심각한 부정은 책임 있는 절차를 통해 알려야 합니다.
그러나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약한 사람을 비방하거나, 자신의 감정과 이익을 위해 그를 권력자에게 고발해서는 안 됩니다.
직장에서도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쉽습니다. 가정과 교회에서도 말할 힘이 약한 사람의 의견을 무시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힘없는 사람에게 행한 부당함을 보십니다. 성도는 힘 있는 사람에게 아첨하고 약한 사람을 억압하는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10. 부모를 저주하는 세대를 경계하십시오
잠언 30장 11절부터 14절은 타락한 세대의 네 가지 모습을 보여 줍니다.
첫째는 부모를 저주하고 축복하지 않는 세대입니다.
부모는 완전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고 자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부모 공경은 모든 요구를 무조건 따르거나 학대를 허용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러나 부모를 업신여기고 함부로 저주하는 태도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부모와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말과 태도에서는 존중을 지켜야 합니다. 나이가 들어 연약해진 부모를 귀찮은 짐으로 여기지 말고, 필요한 돌봄과 관심을 제공해야 합니다.
깊은 상처가 있는 경우에는 안전한 거리를 두면서 상담과 치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경은 부당한 일을 묵인하는 것이 아니라, 증오와 복수에 자신을 내어 주지 않으면서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관계를 다루는 것입니다.
11. 스스로 깨끗하다고 여기는 자기 의를 버리십시오
“스스로 깨끗한 자로 여기면서도 자기의 더러운 것을 씻지 아니하는 무리가 있느니라.”
잠언 30장 12절
가장 위험한 죄는 자신에게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허물은 잘 보면서 자신의 죄는 환경과 상황으로 설명합니다. 다른 사람의 분노는 폭력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분노는 정당한 반응이라고 주장합니다.
종교적인 열심도 자기 의가 될 수 있습니다. 예배와 봉사를 잘한다는 이유로 자신을 의롭다고 여기고, 그렇지 못한 사람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는 누구도 스스로 깨끗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의 은혜가 필요한 죄인입니다.
자기 의를 버릴 때 비로소 회개할 수 있습니다. 회개는 “저 사람보다 나는 낫다”는 비교를 멈추고,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서 자신의 죄를 보는 것입니다.
우리의 더러움을 씻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십자가의 보혈만이 죄인을 깨끗하게 합니다.
12. 높은 눈은 교만한 마음을 드러냅니다
“눈이 심히 높으며 눈꺼풀이 높이 들린 무리가 있느니라.”
잠언 30장 13절
높은 눈은 다른 사람을 내려다보는 교만을 의미합니다.
교만한 사람은 자신의 지식과 재물, 지위와 경험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평가합니다. 자신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약한 사람을 함부로 대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하나님께 받은 것입니다. 능력과 기회, 건강과 재물은 자랑할 권리가 아니라 감사하고 섬길 책임을 줍니다.
겸손은 자신을 무가치하게 여기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장점과 약점을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바르게 보고, 다른 사람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중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가장 높으신 분이지만 낮은 자들과 함께하셨습니다. 성도의 눈도 사람을 평가하는 높은 눈이 아니라, 상처와 필요를 발견하는 긍휼의 눈이 되어야 합니다.
13. 가난한 사람을 삼키는 탐욕을 경계하십시오
“앞니는 장검 같고 어금니는 군도 같아서 가난한 자를 땅에서 삼키며 궁핍한 자를 사람 중에서 삼키는 무리가 있느니라.”
잠언 30장 14절
이 구절은 약한 사람을 착취하는 자들의 잔인함을 묘사합니다.
그들의 말과 행동은 칼과 같습니다. 가난한 사람의 절박함을 이용하고, 정당한 임금을 주지 않으며, 복잡한 계약으로 재산을 빼앗습니다.
탐욕은 사람을 숫자와 도구로 보게 만듭니다. 상대방의 삶과 가족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얻을 이익만 계산합니다.
하나님은 가난한 자의 보호자이십니다. 약한 사람의 눈물을 이용해 쌓은 재물은 하나님의 복이 아닙니다.
성도는 거래와 고용, 계약과 소비에서 다른 사람의 형편을 고려해야 합니다.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약한 사람에게 가혹한 조건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14. 탐욕은 “족하다”라고 말하지 못합니다
“거머리에게는 두 딸이 있어 다오 다오 하느니라.”
잠언 30장 15절
거머리는 피를 빨면서도 만족하지 않습니다. 아굴은 탐욕의 모습을 “다오, 다오”라고 외치는 두 딸에 비유합니다.
욕망은 채워지면 사라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돈을 더 벌면 더 큰돈을 원하고, 칭찬을 받으면 더 많은 인정을 원합니다.
이어지는 말씀은 만족하지 못하는 네 가지를 말합니다. 스올, 아이 배지 못하는 태, 물로 채울 수 없는 땅, 족하다 하지 않는 불입니다.
무덤은 계속 사람을 받아들이고, 메마른 땅은 계속 물을 흡수하며, 불은 연료가 있는 한 계속 타오릅니다. 절제되지 않은 욕망도 이와 같습니다.
욕망을 만족시키는 것만으로는 자유를 얻지 못합니다. 하나님 안에서 자족을 배워야 합니다.
자족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상태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감사히 받고, 가지지 못한 것 때문에 믿음과 양심을 버리지 않는 태도입니다.
15. 부모를 조롱하는 태도에는 무거운 결과가 따릅니다
잠언 30장 17절은 아버지를 조롱하고 어머니에게 순종하기를 싫어하는 눈에 대한 매우 강한 경고를 줍니다.
이는 부모 공경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지혜 문학적 표현입니다. 부모를 멸시하는 태도는 단순한 예절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우신 질서를 무시하는 일입니다.
부모에게 잘못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조롱과 모욕이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의견이 다를 때에도 존중하는 방식으로 말해야 합니다.
부모 역시 권위를 내세워 자녀를 억압해서는 안 됩니다. 부모가 사랑과 책임으로 자녀를 대할 때 공경의 본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16. 이해하기 어려운 네 가지 길 앞에서 겸손하십시오
잠언 30장 18절과 19절에서 아굴은 자신이 이해하기 어려운 네 가지를 말합니다.
공중에 날아가는 독수리의 자취,
바위 위로 기어가는 뱀의 자취,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자취,
남자가 여자와 함께한 자취입니다.
이 네 가지는 지나간 흔적을 쉽게 찾기 어렵다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동시에 창조 세계의 신비와 사랑의 관계가 인간의 계산을 넘어선다는 사실도 생각하게 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것을 분석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 앞에서 경이로움을 가집니다.
신앙에는 분명히 알아야 할 진리가 있지만, 우리의 이해를 넘어서는 신비도 있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단정하지 않고 하나님께 맡기는 겸손이 필요합니다.
17. 죄를 짓고도 아무 일 없었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음녀의 자취도 그러하니라 그가 먹고 그의 입을 씻음 같이 말하기를 내가 악을 행하지 아니하였다 하느니라.”
잠언 30장 20절
이 구절은 죄를 짓고도 죄책감 없이 행동하는 사람을 경고합니다.
음식을 먹고 입을 닦은 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듯, 간음하고도 자신은 잘못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죄가 반복되면 양심이 무뎌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마음이 괴로웠지만 계속 합리화하면 죄를 죄로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오늘날에도 사람은 자신의 죄를 새로운 이름으로 포장할 수 있습니다. 배신을 사랑이라고 부르고, 탐욕을 성공이라고 하며, 거짓을 지혜로운 처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름을 바꾼다고 죄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행동을 정직하게 살피고, 죄를 인정하며 돌이켜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는 죄를 부정하는 사람에게가 아니라 죄를 고백하고 돌아오는 사람에게 회복의 길을 열어 줍니다.
18. 준비되지 않은 권력은 세상을 흔들 수 있습니다
잠언 30장 21절부터 23절은 세상이 견디기 어려운 네 가지 상황을 말합니다.
종이 임금이 되는 것,
미련한 자가 음식으로 배부른 것,
미움받던 여자가 시집가는 것,
여종이 주모를 잇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신분이 낮은 사람은 결코 높아져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낮은 사람을 높이실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본문이 경고하는 것은 성품과 지혜가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권력과 풍요를 얻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혼란입니다.
억압받던 사람이 권력을 얻은 뒤 더 잔인한 억압자가 될 수 있습니다. 미련한 사람이 풍요를 얻으면 감사하기보다 교만해질 수 있습니다.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보다 그 자리를 감당할 성품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권력을 얻기 전에 절제와 겸손, 섬김과 책임을 배워야 합니다.
19. 작은 피조물에게서 지혜를 배우십시오
“땅에 작고도 가장 지혜로운 것 넷이 있나니.”
잠언 30장 24절
아굴은 작고 연약해 보이는 네 동물을 통해 지혜를 가르칩니다.
먼저 개미는 힘이 약하지만 여름에 먹을 것을 준비합니다. 개미의 지혜는 때를 알고 준비하는 데 있습니다.
성도는 미래를 하나님께 맡기면서도 오늘의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재정과 건강, 신앙과 관계를 미리 돌보아야 합니다. 준비하지 않은 채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실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믿음이 아니라 무책임일 수 있습니다.
사반은 강하지 않지만 바위 사이에 집을 짓습니다. 사반의 지혜는 자신의 약함을 알고 안전한 피난처를 찾는 데 있습니다.
믿음은 자신이 강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견고한 반석이신 하나님께 피하는 것입니다.
메뚜기는 임금이 없어도 떼를 지어 질서 있게 나아갑니다. 메뚜기의 지혜는 협력과 질서에 있습니다.
공동체는 한 사람의 힘만으로 세워지지 않습니다.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고 같은 목적을 향해 협력할 때 큰 일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도마뱀은 손에 잡힐 만큼 작지만 왕궁에도 들어갑니다. 작은 존재라도 끈기와 적응력을 통해 예상하지 못한 곳에 이를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하나님은 크고 강한 것만 사용하지 않으십니다. 자신의 작은 능력을 충성스럽게 사용하는 사람을 귀하게 쓰십니다.
20. 위엄 있는 걸음은 질서와 확신에서 나옵니다
잠언 30장 29절부터 31절은 위풍 있게 걷는 네 가지를 소개합니다. 짐승 중 가장 강한 사자, 허리에 힘을 준 사냥개 또는 수탉으로 번역되는 존재, 숫염소, 그리고 군대를 거느린 왕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흔들리지 않는 걸음과 질서 있는 모습입니다.
성도의 담대함도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데서 나오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누구신지 알고,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분명히 알 때 흔들리지 않고 걸을 수 있습니다.
사자는 뒤로 물러서지 않지만 함부로 소란을 피우지도 않습니다. 참된 담대함은 공격적이고 거친 태도가 아니라 진리 위에 굳게 서는 것입니다.
가정과 교회, 일터에서 믿음의 사람은 상황에 따라 기준을 바꾸지 않아야 합니다. 사랑과 겸손을 잃지 않으면서도 옳은 길을 담대히 걸어야 합니다.
21. 자신을 높이려 했다면 입을 막으십시오
“만일 네가 미련하여 스스로 높은 체하였거나 혹 악한 일을 도모하였거든 네 손으로 입을 막으라.”
잠언 30장 32절
아굴은 교만한 생각이 들거나 악한 계획을 세웠다면 즉시 입을 막으라고 권면합니다.
교만한 생각이 말로 나오면 다른 사람을 상하게 하고 갈등을 일으킵니다. 악한 계획이 입술을 통해 퍼지면 공동체가 무너집니다.
모든 생각을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솔직함이라는 이름으로 마음속 교만과 분노를 쏟아 내서는 안 됩니다.
입을 막는 것은 문제를 영원히 피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감정과 교만이 가라앉기 전에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말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 앞에서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이 말이 사실인가?”
“이 말이 꼭 필요한가?”
“사람을 세우기 위한 것인가?”
“내 자존심을 높이려는 말은 아닌가?”
22. 분노를 억지로 짜내면 다툼이 생깁니다
“대저 젖을 저으면 엉긴 젖이 되고 코를 비틀면 피가 나는 것 같이 노를 격동하면 다툼이 남이니라.”
잠언 30장 33절
우유를 계속 저으면 변화가 일어나고, 코를 세게 비틀면 피가 납니다. 마찬가지로 분노를 계속 자극하면 반드시 다툼이 일어납니다.
사람의 약점을 반복해서 건드리고, 과거의 실수를 끌어오며, 자극적인 말을 계속하면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툼이 생겼을 때 상대방의 분노만 문제 삼지 말고, 내가 그 분노를 자극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합니다.
화평을 이루려면 불에 나무를 더하지 말아야 합니다. 감정이 격해졌다면 잠시 멈추고, 충분히 듣고, 문제와 사람을 구분하여 말해야 합니다.
성도는 분노를 퍼뜨리는 사람이 아니라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진실을 감추지 않되 사랑과 절제 속에서 말해야 합니다.
맺음말: 필요한 양식과 하나님을 잊지 않는 마음을 구하십시오
잠언 30장은 인간의 연약함과 하나님의 완전하심을 대조합니다.
아굴은 자신이 모든 것을 안다고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순전한 말씀을 붙들었습니다. 많은 재물을 구하기보다 거짓을 멀리하고 필요한 양식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는 부요함이 하나님을 잊게 할 수 있고, 가난함이 죄의 유혹을 가져올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환경보다 믿음을 지켜 달라고 구했습니다.
우리도 같은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돈이 많아지는 것보다 돈 때문에 하나님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족함이 사라지는 것보다 부족함 속에서도 정직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보다 그 자리를 감당할 겸손과 지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탐욕은 계속 “더 달라”고 외치지만 복음은 하나님이 우리의 가장 큰 만족이라고 선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구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오늘 필요한 은혜를 구하고, 내일은 하나님께 맡기라고 하셨습니다. 주님 자신이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떡이 되어 우리의 가장 깊은 굶주림을 채워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재물과 사람의 인정을 붙들지 말고 그리스도를 붙드십시오. 자신의 지혜를 자랑하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십시오. 부모를 존중하고 약한 사람을 보호하며, 탐욕과 자기 의를 버리십시오. 개미의 준비성과 사반의 겸손, 메뚜기의 협력과 도마뱀의 끈기를 배우십시오.
무엇보다 교만과 분노가 입술로 나오기 전에 하나님 앞에서 마음을 다스리십시오.
“하나님 아버지,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교만하지 않고 우리의 무지와 한계를 인정하게 하소서. 순전한 주님의 말씀을 의지하며 인간의 생각을 말씀에 더하지 않게 하소서. 거짓과 허탄한 것을 멀리하시고, 가난하게도 부하게도 마시며 오늘 필요한 양식으로 먹여 주소서. 부요할 때 주님을 잊지 않고, 부족할 때에도 정직을 버리지 않게 하소서. 탐욕과 자기 의와 높은 마음을 깨뜨리시고, 작은 피조물에게서도 지혜를 배우게 하소서. 우리의 입술과 분노를 다스려 화평을 이루며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