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는 어떤 책인가?

 

요나(Jonah, יוֹנָה)는 어떤 책인가?

일반적 개요

요나서는 히브리어로 “요나”(יוֹנָה)라고 하며, 그 이름은 “비둘기”를 의미합니다. 영어 성경에서는 Jonah로 표기되며, 한글 성경도 이를 따릅니다. 본서는 북이스라엘 출신의 선지자 요나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니느웨로 가서 회개의 메시지를 전하게 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요나라는 인물은 열왕기하 14장 25절에서도 언급되며, 여로보암 2세 시대에 활동하였던 선지자로 나타납니다. 요나서의 기록 시기는 그의 활동 시기와 맞물리는 기원전 8세기 중반으로 추정됩니다. 요나서는 선지서 중 유일하게 이방 민족의 구원이라는 주제를 중심에 두고 있으며,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 인간의 완악함과 하나님의 주권이 드러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 예언서입니다. 보수적 개혁주의 관점에서 요나서는 하나님의 절대주권, 보편적 긍휼, 회개의 의미, 그리고 선교적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구속사적 주제를 담고 있는 중요한 예언서로 평가됩니다.

요나의 구조

1. 요나의 소명과 도망 (1장)
2. 바다와 물고기 뱃속의 기도 (2장)
3. 니느웨에서의 회개 선포와 회심 (3장)
4. 요나의 분노와 하나님의 교훈 (4장)

요나의 줄거리

요나서는 하나님께서 요나에게 임하셔서 니느웨로 가서 그들의 죄악을 책망하라는 명령으로 시작됩니다. 니느웨는 당시 앗수르 제국의 수도로, 이스라엘의 적국이며 이방의 우상숭배 국가였습니다. 하나님은 이 민족의 악이 하늘에 닿았다고 하시며, 그들에게 회개의 기회를 주고자 요나를 파견하셨습니다. 그러나 요나는 이 부르심을 거부하고 여호와의 면전을 피하여 다시스로 도망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뜻에 불순종하는 선지자의 전형적 모습이며, 요나는 하나님의 긍휼이 니느웨에 임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에 도망한 것입니다.

요나는 욥바에서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타지만, 하나님께서는 큰 바람과 폭풍을 바다에 일으키셔서 요나의 도망을 막으십니다. 배에 있던 이방 선원들은 각자의 신에게 기도하며 상황을 해결하려 하지만, 요나는 배 밑창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선장과 선원들은 제비뽑기를 통해 이 재앙의 원인이 요나에게 있음을 알고 그에게 질문합니다. 요나는 자신이 히브리인이며, 바다와 육지를 지으신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임을 고백하면서 자신을 바다에 던지라고 말합니다. 선원들은 처음에는 이를 망설이다가 결국 요나를 바다에 던지고, 곧바로 바다가 잔잔해지자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고 서원을 합니다. 이는 이방인들이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경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요나는 바다에 던져지지만,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큰 물고기가 그를 삼킵니다. 요나는 사흘 밤낮을 물고기 배 속에 있으면서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이 기도는 시편적인 요소를 지닌 감사의 기도로, 요나는 죽음에서 구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구원은 여호와께 속해 있음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요나의 회개와 간구를 들으시고 물고기로 하여금 그를 육지에 토하게 하십니다. 이는 하나님의 긍휼과 구원이 어떤 상황에서도 역사함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다시 요나에게 동일한 명령을 주시고, 이번에는 요나가 순종하여 니느웨로 갑니다. 그는 니느웨에서 “사십 일이 지나면 니느웨가 무너지리라”는 말씀을 외치며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합니다. 이방 도시 니느웨는 요나의 경고를 듣고 놀랍게도 민족 전체가 회개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왕에서부터 일반 백성까지 모두 금식하며 굵은 베옷을 입고, 짐승들까지 금식을 행하게 하며 하나님께 회개합니다. 왕은 조서를 내려 모든 백성이 악한 길에서 돌이킬 것을 명령하고, 하나님께서 혹시 그 뜻을 돌이키시고 진노를 거두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진심 어린 회개를 보시고, 재앙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하십니다.

그러나 요나는 이 같은 결과에 분노합니다. 그는 하나님께 자신의 마음을 토로하며, 처음에 다시스로 도망한 이유가 바로 하나님께서 은혜롭고 긍휼이 많으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고 인애가 크신 분이심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요나는 하나님의 긍휼이 원수에게 임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차라리 죽기를 원합니다. 이는 선지자로서의 사명과 개인적 감정이 충돌하는 대표적 예입니다.

하나님은 요나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박넝쿨을 준비하시고, 그늘 아래서 안식을 누리게 하신 뒤, 벌레로 하여금 박넝쿨을 시들게 하여 요나가 고통을 받게 하십니다. 요나는 또다시 죽기를 구하며 불평하지만, 하나님은 이에 대해 “네가 박넝쿨을 아껴서 아까워하면서, 어찌 내가 좌우를 분별하지 못하는 이방인들과 많은 짐승들을 아끼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시며 책망하십니다. 이로써 요나서는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이 특정 민족에 국한되지 않고, 회개하는 모든 이에게 확장된다는 복음적 메시지를 선언하며 마무리됩니다.

요나가 성경신학적 의의

요나서는 보수적 개혁주의 성경신학의 관점에서 하나님의 절대주권, 보편적 구속의 의지, 인간의 한계와 완악함, 선교적 사명의 본질과 회개를 통한 은혜의 확장이라는 신학적 주제를 포괄적으로 담고 있는 예언서입니다. 요나서의 중심에는 “하나님은 누구를 구원하시는가?”,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라는 구속사적 질문이 놓여 있으며, 이는 전 성경을 꿰뚫는 메시지와 깊은 연관을 가집니다.

첫째로, 요나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인도하심을 강조합니다. 하나님은 요나를 부르시고, 그의 불순종 가운데서도 바람, 바다, 물고기, 박넝쿨, 벌레 등을 사용하셔서 자신의 뜻을 이루십니다. 인간의 도망과 완악함도 하나님의 계획을 막을 수 없으며, 하나님의 섭리는 모든 피조 세계를 통해 일하십니다. 이는 하나님의 구속사는 단지 인간의 협조에 의해 좌우되지 않으며,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에 의해 성취됨을 보여줍니다.

둘째로, 요나서는 회개에 대한 하나님의 긍휼을 선포합니다. 니느웨는 이방 우상국가로서 구원받을 수 없는 대상처럼 보였지만, 그들의 회개는 하나님께 받아들여졌고, 하나님은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이는 구약 속에서도 하나님의 구원이 이스라엘 민족에만 국한되지 않고, 모든 열방을 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창세기의 아브라함 언약(“너를 통해 모든 족속이 복을 얻을 것이라”)의 성취이며,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전파되는 신약적 선교의 기반을 구약 안에서 찾게 합니다.

셋째로, 요나서는 인간의 편협한 신학과 감정이 어떻게 하나님의 크신 계획에 저항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요나는 하나님의 긍휼을 알았지만, 그것이 원수에게 적용되는 것은 용납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사랑했지만, 하나님의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신자의 자기중심적 경건을 반성하게 하며, 하나님의 뜻은 우리의 이해를 초월하지만, 언제나 선하고 의롭다는 믿음을 갖도록 요구합니다.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는 삶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하나님의 진리 앞에 굴복시키는 데서 출발합니다.

넷째로, 요나서는 구속사의 예표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12장에서 요나의 표적 외에는 다른 표적을 주지 않겠다고 말씀하시며, 요나가 사흘 밤낮을 물고기 뱃속에 있었던 것처럼 인자가 땅 속에 사흘간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요나서가 단지 이방의 구원이라는 주제만이 아니라, 메시아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그를 통한 이방인의 구원이라는 신약적 복음의 중심 주제를 미리 보여주는 예언서로 기능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요나는 타락한 선지자의 모습으로 실패했지만, 참된 요나는 예수 그리스도이며, 그분은 자발적으로 죽음을 맞이하심으로 온 인류를 위한 구속을 이루셨습니다.

다섯째로, 요나서는 교회론적, 선교적 함의를 포함합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특정한 민족과 영역에 머무르지 않으며, 교회는 그 하나님의 긍휼을 세상에 전해야 할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요나처럼 도망하거나 편협한 시각을 가질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알고 순종함으로써 온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쓰임받아야 합니다. 니느웨가 회개한 것처럼, 오늘날에도 하나님의 긍휼은 말씀을 통해 역사하며, 교회는 이를 기도와 선교를 통해 전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요나서는 하나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시는 분이시며, 모든 민족이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오기를 원하시는 긍휼과 자비의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뜻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구원의 복음을 담대하게 선포하며, 하나님의 성품에 합당한 선교적 교회로 살아가도록 도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