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간구하는 기도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간구하는 기도

거룩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 만왕의 왕이시며 만주의 주이신 주님 앞에 엎드립니다.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창조하시고, 시간과 역사의 흐름을 손에 쥐고 계시며, 우연처럼 보이는 일들까지도 당신의 지혜로 엮어 선한 뜻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의 계획과 욕망을 내려놓고, 이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간구하며 기도합니다. 주께서 가르치신 기도대로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는 고백이 우리의 말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삶의 숨결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 하나님의 나라는 인간이 만든 이상이 아니며, 힘 있는 자가 세우는 체제도 아니며, 단지 마음속 위안으로만 머무는 종교적 감정도 아님을 믿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이며, 그 통치는 의와 진리와 거룩과 사랑으로 나타나고, 그 열매는 화평과 회복과 생명으로 드러납니다. 그러므로 주님, 우리 마음의 중심부터 주님의 통치가 시작되게 하옵소서. 생각의 왕좌에 내가 앉아 있었던 자리에서 주님을 모시게 하시고, 감정의 폭풍 속에서도 주님의 평강이 다스리게 하시며, 선택의 갈림길에서 내 유익보다 하나님의 의를 먼저 구하게 하옵소서. 우리 안에 숨은 교만과 자기 의와 불순종을 꺾으시고, 성령께서 새 마음을 부어 주셔서, 하나님의 뜻을 기쁨으로 따르는 백성이 되게 하옵소서.


은혜의 하나님, 우리는 고백합니다. 주님의 뜻은 언제나 선하며, 주님의 경륜은 깊고도 지혜롭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당장의 이익을 선이라 착각하고, 빠른 결과를 지혜라 오해하며, 손에 잡히는 것만을 현실이라 믿어 왔습니다. 이 불신앙의 습관을 회개합니다. 주님, 우리의 눈을 열어 주셔서 역사의 표면 아래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게 하옵소서. 이해되지 않는 시간에도 주님의 선하심을 의심하지 않게 하시고, 기다림의 자리에서도 주님의 통치를 신뢰하게 하옵소서. 우리가 무엇을 얻느냐보다 누구께 속했느냐를 먼저 기억하게 하시고, 승리의 언어보다 순종의 고백을 더 귀히 여기게 하옵소서.


주님,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의 일상에 임하게 하옵소서. 가정에 임하여 주셔서, 말의 온도와 태도의 결이 바뀌게 하옵소서. 부부의 관계 속에 주님의 사랑이 새로워지게 하시고, 부모와 자녀 사이에 존중과 인내가 흐르게 하시며, 상처와 오해의 자리에는 용서와 화해의 길을 열어 주옵소서. 우리의 식탁이 불평의 자리에서 감사의 자리로 바뀌게 하시고, 우리의 집이 경쟁의 소음으로 가득한 공간이 아니라, 주님의 임재를 기억하는 작은 성소가 되게 하옵소서. 가정 예배가 회복되게 하시고, 말씀과 기도가 다시 숨을 쉬게 하옵소서.


일터에 임하여 주옵소서. 직장과 사업의 현장에 하나님의 통치가 나타나게 하시고, 정직과 성실이 손해처럼 취급되지 않게 하시며, 성도들이 일의 결과만을 숭배하지 않고 하나님께 대한 충성으로 일하게 하옵소서. 리더에게는 권력을 휘두르는 마음이 아니라 섬김의 지혜를 주시고, 구성원들에게는 책임과 협력의 마음을 주셔서, 일터가 서로를 소모시키는 전쟁터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탐욕의 논리가 아니라 청지기의 정신이 자리 잡게 하시고, 약자를 이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함께 살아나는 길이 열리게 하옵소서.


주님, 학교와 교육의 자리에도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하옵소서. 교육이 단지 성적과 스펙을 쌓는 도구로 전락하지 않게 하시고, 한 사람의 인격과 소명을 세우는 거룩한 과정이 되게 하옵소서. 교사들에게 지혜와 인내를 주시고, 학생들에게는 배움의 기쁨과 성실함을 더하셔서, 비교와 낙인이 아니라 성장과 격려가 살아 있는 학교가 되게 하옵소서. 경쟁으로 마음이 메말라 가는 이들에게는 숨을 돌릴 은혜를 주시고, 실패한 듯 보이는 아이에게도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옵소서. 학부모들의 마음에도 주님의 평강이 임하게 하시어, 불안으로 자녀를 통제하지 않게 하시고, 믿음으로 자녀의 길을 주님께 맡기는 성숙함을 주옵소서.


주님, 나라의 경제 위에도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임하게 하옵소서. 물가와 일자리와 주거의 불안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긍휼히 여기시고, 경제의 구조 속에서 약한 자가 더 약해지지 않도록 보호의 길을 열어 주옵소서. 성실히 일해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 청년들에게 희망의 문을 여시고, 하루하루 버티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숨통을 트는 공급을 더하여 주옵소서. 탐욕과 투기가 도시와 가정을 흔드는 시대에, 공정과 절제의 질서를 세우시고, 부가 공동선을 향해 흐를 수 있도록 사회의 지혜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소비와 선택도 하나님의 나라의 가치에 맞게 정결해지게 하시고, 불필요한 과시와 비교를 내려놓게 하옵소서.


정치의 영역에도 주님의 통치가 임하게 하옵소서. 주님, 권력이 하나님을 대체하려는 교만을 꺾으시고, 지도자들에게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과 공의를 사랑하는 양심을 주옵소서. 진실이 왜곡되고 언어가 무기가 되는 시대에, 거짓과 선동의 영을 물리치시고, 사실과 책임의 문화가 회복되게 하옵소서.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며 분열을 키우는 길이 아니라, 공동체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세우는 길이 열리게 하옵소서. 정책의 결정이 소수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게 하시고, 약자의 목소리가 지워지지 않게 하옵소서. 우리 또한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미움과 조롱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기도하는 시민으로서 책임 있게 말하고 행동하게 하옵소서.


주님, 교회 위에도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하옵소서. 교회가 세상의 성공 공식을 따라가며 복음을 가볍게 만들지 않게 하시고,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중심에 두게 하옵소서. 진리를 사랑하되 교만하지 않게 하시고, 사랑을 말하되 진리를 흐리지 않게 하시며, 거룩을 추구하되 정죄로 변질되지 않게 하옵소서. 교회가 세상을 향해 빛과 소금이 되게 하시고, 연약한 자를 품고 상처 입은 자를 치유하며, 가난한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의 예배가 하늘의 향기를 품게 하시고, 성도들의 삶이 복음의 편지가 되게 하옵소서.


주님, 이 모든 간구를 드리며 다시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의 노력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먼저 우리 가운데 오신 예수 그리스도로 시작되었고, 성령의 능력으로 확장되며, 마침내 주께서 완성하실 나라입니다. 그러므로 주님, 우리가 낙심하지 않게 하옵소서. 세상이 어두워 보일수록 더욱 빛을 바라보게 하시고, 불의가 커 보일수록 더욱 의를 갈망하게 하시며, 혼란이 깊어 보일수록 더욱 주님의 지혜를 구하게 하옵소서. 우리의 작은 순종을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내게 하시고, 우리의 작은 기도를 모아 이 땅을 새롭게 하옵소서.


주님, 오늘부터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말할 때는 생명을 살리는 언어를 선택하게 하시고, 결정할 때는 정직과 사랑을 기준으로 삼게 하시며, 관계를 대할 때는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품게 하옵소서. 어디서든 “하나님 나라의 백성”답게 살게 하시고, 우리가 있는 자리마다 주님의 선함과 통치와 지혜가 스며들어 이 땅이 조금씩 주님의 뜻을 닮아가게 하옵소서.


모든 왕권과 영광을 받으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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