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랴(Zechariah, זְכַרְיָה)는 어떤 책인가?
스가랴(Zechariah, זְכַרְיָה)는 어떤 책인가?
일반적 개요
스가랴는 히브리어로 “즈카르야(זְכַרְיָה)”라 하며, “여호와께서 기억하신다”는 뜻을 지닌 이름입니다. 영어로는 Zechariah로 표기됩니다. 본서는 포로기 이후 선지자인 스가랴에 의해 기록된 예언서로, 학개와 함께 성전 재건과 공동체 회복을 위해 활동하였습니다. 스가랴의 사역은 다리오 왕 제2년(주전 520년)부터 시작되며, 학개와 마찬가지로 백성들에게 성전 건축의 중요성과 하나님의 구속 계획에 대한 소망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러나 스가랴서는 학개서보다 훨씬 더 폭넓은 신학적, 종말론적 전망을 담고 있으며, 다양한 환상과 상징, 직접적인 메시아 예언이 풍부하게 나타나는 예언서입니다.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을 동시에 조망하며, 성전과 하나님 나라, 참된 왕의 도래를 예고합니다.
스가랴의 구조
-
서론 (1:1-6) – 회개의 촉구와 과거의 교훈
-
여덟 가지 환상 (1:7-6:8)
-
1차 환상: 말 탄 자들 (1:7-17)
-
2차 환상: 네 뿔과 네 공장장 (1:18-21)
-
3차 환상: 측량줄을 잡은 자 (2:1-13)
-
4차 환상: 대제사장 여호수아 (3:1-10)
-
5차 환상: 순금 등잔대와 두 감람나무 (4:1-14)
-
6차 환상: 날아가는 두루마리 (5:1-4)
-
7차 환상: 에바 속의 여인 (5:5-11)
-
8차 환상: 네 병거 (6:1-8)
-
-
메시야적 예표와 성전 완성 (6:9-15)
-
금식에 대한 교훈과 회복의 약속 (7:1-8:23)
-
말세적 예언과 메시아 도래 (9:1-14:21)
-
이방 나라들에 대한 심판 (9-11장)
-
메시아의 고난과 이스라엘의 정결 (12-13장)
-
여호와의 날과 최종 승리 (14장)
-
스가랴의 줄거리
스가랴서는 포로기 이후 귀환 공동체를 향한 소망과 회복, 그리고 종말적 구속 계획을 하나님의 시각으로 조망한 책입니다. 서론에서 하나님은 과거 조상들의 불순종을 상기시키며 회개를 촉구하십니다. 이는 백성에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진정한 회복을 맞이할 수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이후 펼쳐지는 여덟 가지 환상은 스가랴서의 핵심입니다. 첫 번째 환상에서 말 탄 자들은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하나님은 예루살렘과 유다를 다시 긍휼히 여기시겠다고 선언하십니다. 두 번째 환상은 유다를 압제한 열국의 세력들과 그것을 제거할 공장장들의 등장으로 하나님의 공의 회복을 예고합니다. 세 번째 환상에서는 예루살렘의 회복이 측량줄을 통해 상징되며, 하나님이 친히 그 성읍의 불이 되어 보호하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네 번째 환상에서는 대제사장 여호수아가 더러운 옷을 입고 사탄에게 고소당하는 장면이 등장하며, 하나님은 그의 죄를 제거하시고 정결한 옷을 입히십니다. 이는 메시아적 중보 사역을 예표하는 사건으로, 여호수아는 오실 종, 곧 싹으로 불릴 자를 상징합니다. 다섯 번째 환상에서는 순금 등잔대와 두 감람나무가 등장하며, 이는 스룹바벨과 여호수아를 통한 성전 재건 사역과 하나님의 영으로 말미암은 능력을 상징합니다.
여섯 번째 환상에서는 날아가는 두루마리가 불의와 도둑질 같은 죄를 심판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상징하며, 일곱 번째 환상은 에바 속에 갇힌 악이 바벨론 땅으로 옮겨짐을 통해 죄의 제거를 암시합니다. 마지막 여덟 번째 환상에서는 네 병거가 등장하여 땅 사방에 하나님의 심판을 행하시는 장면을 묘사하며,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가 전 세계적으로 펼쳐질 것을 보여줍니다.
이후 학개서와 연결되는 스룹바벨과 여호수아의 성전 재건 사역이 다시 강조되며, 메시아가 제사장과 왕의 직분을 동시에 지닌 참된 중보자로 예표됩니다. 7-8장에서는 형식적인 금식에 대한 책망과 더불어 진정한 경건과 회개의 삶이 강조되며, 장차 예루살렘이 열방의 중심이 되어 많은 백성이 여호와를 찾을 것이라는 회복의 약속이 주어집니다.
9장부터는 메시아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예언이 나타납니다. 겸손하게 나귀를 타고 오실 왕, 이스라엘을 위하여 버림받고 찔리실 목자의 모습이 등장하며, 이는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와 명확히 연결됩니다. 특별히 12-13장은 이스라엘이 찔린 자를 바라보며 회개하는 장면을 통해, 구속사 속에서 유대 민족이 겪게 될 영적 갱신과 정결을 예고합니다.
마지막 14장은 여호와의 날, 즉 궁극적 심판과 구원의 날을 묘사합니다. 열국이 예루살렘을 치러 오나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그들을 심판하시며, 예루살렘은 다시 회복되고 온 세상은 여호와를 왕으로 경배하게 됩니다. 이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예표이며, 종말론적 완성의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스가랴서는 예언, 환상, 상징, 교훈, 찬양이 융합된 복합적 구조를 가지며, 고난 속의 백성에게는 위로와 소망을, 교만한 자에게는 경고와 회개를 요청하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가득 찬 책입니다.
스가랴가 성경신학적 의의
스가랴서는 성경 전체에서 종말론과 메시아론, 회복과 심판, 성전 신학과 하나님 나라 신학이 농밀하게 결합된 책으로,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의의를 지닙니다.
첫째로, 스가랴는 구속사적 관점에서 포로 귀환 이후의 회복이 단지 정치적 독립이나 건축적 재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메시아의 도래와 구원의 완성으로 이어지는 하나님의 구속 계획임을 드러냅니다. 이는 다윗 언약과 성전 중심 신학, 그리고 여호와의 날이라는 구약의 핵심 개념들이 장차 오실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될 것임을 미리 보여주는 예언적 구도입니다.
둘째로, 본서는 메시아의 이중적 사역, 곧 고난받는 종과 왕으로서의 재림 메시아를 모두 예고합니다. 스가랴 9장과 12-13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을, 14장은 재림의 영광을 암시하며, 이는 신약 신학에서 중요한 크리스토스 중심 해석의 근거가 됩니다. 또한 스가랴서의 환상들은 그리스도의 중보자 사역, 죄 사함, 성령의 역사 등을 예표하며, 구약 예언서 중 가장 풍부하게 그리스도를 조망한 책으로 평가됩니다.
셋째로, 스가랴는 하나님 나라의 보편성과 종말론적 확장을 강조합니다. 하나님의 구원이 유다 민족을 넘어서 열방으로 확대되며, 예루살렘이 만국의 중심이 되어 여호와께 예배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는 환상은, 신약 교회 시대와 궁극적 하나님 나라의 예표로 이해됩니다. 이는 복음의 보편성과 선교적 사명을 선포하는 신학적 근거로서도 기능합니다.
넷째로, 스가랴는 성전 중심의 회복과 성령의 능력을 통합적으로 조명합니다. 성전 재건은 단순한 건축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 회복과 직결되며, 이는 성령의 역사, 즉 “힘으로도 능으로도 아니요 오직 나의 영으로” (4:6)라는 선언 속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개혁주의 신학에서 강조하는 언약의 표징, 하나님의 임재, 성령의 통치가 함께 어우러져 나타나는 본문입니다.
다섯째로, 스가랴서는 거룩함과 정결의 신학을 강조합니다. 여호수아의 정결 예식, 두루마리를 통한 율법적 심판, 에바 속의 악의 제거 등은 모두 하나님 나라 백성의 내적 정결과 윤리적 성화를 요구합니다. 이는 성경 전체에서 강조되는 성결의 삶, 곧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합당한 존재 방식에 대한 신학적 근거가 됩니다.
결론적으로, 스가랴서는 종말론과 메시아론, 구속사와 하나님 나라 신학이 집약된 예언서로서, 보수적 개혁주의 성경신학의 정수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에 이르는 예표와 언약의 연속성, 교회와 성도의 정체성,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완성에 이르기까지 구속사 전체의 흐름을 풍성히 조망하는 스가랴서는 오늘날 교회와 성도에게도 깊은 소망과 거룩한 경각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귀중한 말씀입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