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공부] 성화(聖化)란 무엇인가?
성화란 무엇인가?
성경이 말하는 성화(聖化)는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하신 백성을 자기 소유로 구별하시고, 성령으로 그들의 전인(全人)을 실제로 새롭게 하셔서,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점점 더 그리스도를 닮게 하시는 구원의 현재 진행형 역사입니다. 성화는 단순한 도덕적 개선이나 종교적 열심의 누적이 아니라, 복음이 사람의 정체성을 바꾸고 그 정체성이 삶으로 열매 맺게 하는 과정입니다. 또한 성화는 “한 번의 결단으로 완성되는 상태”가 아니라, 죄와 싸우며 사랑으로 순종하는 긴 순종의 여정입니다.
1. 거룩의 성경적 의미입니다
1) 거룩은 먼저 ‘하나님께 속함’입니다
성경에서 ‘거룩’은 가장 먼저 구별됨을 뜻합니다. 하나님은 피조물과 근본적으로 구별되시는 거룩하신 분이시며, 동시에 당신의 백성을 세상 가운데서 자기 소유로 구별하십니다. 그러므로 거룩은 단지 “도덕적으로 깨끗함”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거룩은 소속이 바뀐 상태, 곧 “나는 더 이상 나에게 속한 자가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자”라는 신분의 변화입니다.
2) 거룩은 ‘하나님을 닮는 삶’입니다
구약의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명령은 단순한 예절 교육이 아니라, 언약 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성품을 반영하는 삶을 부르시는 말씀입니다. 거룩은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도록 부르시는 관계적 요청입니다. 성화는 이 거룩의 요청이 성령 안에서 실제 삶으로 구현되는 과정입니다.
2. 성화의 정의입니다
1) 성화는 칭의 이후의 실제 변화입니다
성화는 의롭다 하심을 받은 성도가 성령의 역사로 실제로 거룩해져 가는 과정입니다. 칭의가 하나님 법정에서의 선언이라면, 성화는 그 선언을 받은 사람의 인격과 삶이 현실에서 변화되는 역사입니다. 칭의가 죄책의 문제를 다룬다면, 성화는 죄의 습성과 부패가 점점 약화되고 새 순종이 자라나는 변화를 다룹니다.
2) 성화는 단번 사건이 아니라 과정입니다
성화는 한 번에 끝나는 사건이 아니라 평생 지속되는 점진적 과정입니다. 성도는 어느 날 갑자기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영광에서 영광으로” 변해 가는 방식으로 자랍니다. 이 과정에는 성장과 후퇴, 승리와 넘어짐이 함께 존재하지만, 방향은 분명하게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방향입니다.
3. 성화는 구원의 시간 구조 속에 있습니다
1) 과거–현재–미래 속에서 성화를 이해해야 합니다
성경은 구원을 한 순간의 사건으로도, 전 생애를 관통하는 역사로도 말합니다. 이 구조 안에서 성화는 특히 현재의 국면에 해당합니다.
과거의 은혜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자기 백성으로 구별하셨습니다.
현재의 은혜입니다: 그 구별된 신분이 삶으로 드러나도록 성령께서 우리를 계속 변화시키십니다.
미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께서 마지막 날에 우리를 온전히 거룩하게 완성하실 것입니다.
2) ‘이미’와 ‘아직’의 긴장 속에 있습니다
성도는 이미 죄의 지배에서 결별한 자이지만, 아직 죄의 흔적과 습성이 남아 있어 날마다 싸우는 자입니다. 성화를 “이미 끝난 일”로 여겨 방임하면 은혜가 값싸게 되고, 성화를 “아직 아무것도 아닌 일”로 여겨 절망하면 복음의 능력이 흐려집니다. 성화는 이 둘 사이에서 하나님의 확실한 약속과 성도의 실제 싸움이 함께 움직이는 역사입니다.
4. 성화의 중심 원리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입니다
1) 성화는 ‘도덕 개선’이 아니라 ‘그리스도 닮음’입니다
성화의 목표는 단지 착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닮는 것입니다. 성령은 우리를 그리스도께 붙이시고, 그리스도의 생명이 우리 안에 역사하도록 하십니다. 그러므로 성화는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그리스도의 마음과 성품이 내 삶에서 드러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2) 연합은 추상이 아니라 삶의 실제입니다
성경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포도나무와 가지처럼 생명이 흘러 열매가 맺히고, 머리와 지체처럼 머리의 생명과 질서가 몸에 전달되며, 성전처럼 하나님이 거하시는 자리로 변해 가는 것입니다. 성화는 이 연합에서 흘러나오는 필연적 열매입니다.
5. 성화의 패턴은 ‘죽음과 생명’입니다
1) 성화는 먼저 ‘죽는 삶’입니다
성화는 “더하는 삶”이기 이전에 “죽는 삶”입니다. 성도는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살아난 자입니다. 그러므로 성화는 단지 나쁜 습관을 고치는 수준이 아니라, 옛사람의 지배가 무너지고 새사람의 삶이 드러나는 전환입니다.
2) 한국인의 깊은 우상과도 연결됩니다
한국 사회는 성과, 인정, 비교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쉽게 “하나님보다 인정”을 더 붙들고, “하나님보다 성취”를 더 의지하며, “하나님보다 체면”을 더 두려워합니다. 성화는 이런 깊은 층의 우상들이 십자가 앞에서 드러나고, 내려놓고, 죽어지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그 자리에서 비로소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신다”는 복음이 삶이 됩니다.
6. 성화의 주체는 성령이시며, 우리는 순종으로 참여합니다
1) 성화는 성령의 주도적 역사입니다
성화는 인간의 의지력으로 밀어붙이는 자기개선이 아닙니다. 성령께서 마음을 새롭게 하시고, 욕망을 재정렬하시며, 생각을 비추시고, 양심을 깨우시고, 새로운 순종을 가능하게 하십니다. 성도는 성령의 능력이 없이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2) 그러나 성도는 ‘성령을 따라 행해야’ 합니다
성경은 동시에 “하나님이 일하신다”와 “너희가 행하라”를 함께 말합니다. 하나님이 우리 안에서 일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순종할 수 있으며, 하나님이 공급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죄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화는 수동적 방치가 아니라, 성령을 의지하며 말씀을 따라 결단하고 실천하는 능동적 순종입니다.
7. 성화의 길은 하나님이 정하신 방도를 통해 진행됩니다
1) 말씀은 성화를 위한 하나님의 도구입니다
말씀은 단지 정보를 주는 책이 아니라 성령께서 사용하시는 거룩하게 하는 칼입니다. 말씀은 죄를 드러내어 회개하게 하고, 그리스도를 보여 믿음을 새롭게 하며, 마음의 방향을 교정합니다. 성화는 “말씀을 많이 아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말씀 앞에서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삶이 바뀌는 것”으로 나아갑니다.
2) 기도와 예배는 의무가 아니라 의존의 통로입니다
기도는 하나님께 점수를 따는 과제가 아니라, 하나님께 기대어 사는 의존의 호흡입니다. 예배는 종교적 행사로 끝나지 않고,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도록 마음을 재정렬하는 자리입니다. 이 통로들이 약해지면 성화는 곧 “자기 힘으로 버티는 도덕주의”로 변하기 쉽습니다.
3) 공동체는 성화를 위한 훈련장입니다
성화는 개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교회의 삶 속에서 자랍니다. 함께 예배하고, 권면하고, 책임을 나누고, 용서하고, 섬기는 과정에서 성품이 다듬어집니다. 혼자서 거룩해지겠다는 생각은 쉽게 자기도취나 자기절망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4) 고난도 성화를 위한 도구입니다
성경은 고난을 단지 벌로만 보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고난 속에서 우리의 의지하던 것들을 흔드시고, 더 깊은 믿음과 소망으로 이끄십니다. 고난은 자동으로 사람을 성숙하게 하지 않지만, 믿음으로 받으면 고난은 교만을 꺾고 사랑을 키우는 성화의 도구가 됩니다.
8. 성화는 전인과 일상의 관계를 변화시킵니다
1) 성화는 지정의와 생활 전체의 변화입니다
성화는 영적인 영역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생각이 바뀌고, 감정의 흐름이 정돈되며, 의지가 새 방향을 갖게 됩니다. 예배 시간의 경건함뿐 아니라 월요일의 말투, 돈의 사용, 성적 순결, 시간 관리, 온라인에서의 분노와 혐오, 가족을 대하는 태도까지 변화의 범위에 포함됩니다.
2) 성령의 열매는 ‘관계의 열매’입니다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는 혼자 있을 때만 나타나는 덕목이 아닙니다. 손해를 볼 때, 억울할 때, 무시당할 때, 갈등이 생길 때 드러나는 반응이 바뀌는 것이 성화의 실제입니다. 성화는 “죄를 덜 짓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사랑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아갑니다.
9. 성화의 현실은 ‘싸움’이며 동시에 ‘소망’입니다
1) 성화는 내적 갈등을 포함합니다
성도 안에는 성령의 소욕과 육체의 소욕이 충돌하는 현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화는 종종 전쟁처럼 느껴집니다. 이 싸움 자체가 비정상이 아니라 정상입니다. 성화가 깊어질수록 성도는 죄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 더 분명히 보게 되고, 그래서 더 자주 복음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2) 성화는 완전주의가 아니라 성숙의 길입니다
성화의 목적은 현세에서 “죄가 0이 되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성화는 죄를 미워하고 떠나며, 의를 사랑하고 선택하는 방향으로 성숙해 가는 길입니다. 넘어질 수 있으나, 죄 가운데 눕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것이 성화의 특징입니다.
10. 한국 정서 속에서 성화를 오해하기 쉬운 지점들입니다
1) 성과주의로 변질되기 쉽습니다
한국 문화는 비교와 평가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신앙도 모르게 “하나님께 인정받기 위한 성적표”가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성화는 인정받기 위한 사다리가 아니라, 이미 자녀로 받아들여진 사람이 아버지를 닮아 가는 성장입니다. 열심은 필요하지만, 열심의 동기는 “인정받기 위해”가 아니라 “이미 사랑받았기 때문에”여야 합니다.
2) 체험주의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감정의 고조나 특별한 체험이 곧 성화는 아닙니다. 성화는 단발적 흥분보다, 작은 순종이 누적되는 긴 순종의 과정에서 더 분명히 드러납니다. 은사는 인격의 성숙과 동일하지 않으며, 성화의 중심 표지는 은사보다 성령의 열매입니다.
3) 정죄와 비교가 거룩처럼 포장되기 쉽습니다
성화가 깊어질수록 사람은 더 부드러워지고, 더 겸손해지며, 더 회복을 추구하게 됩니다. 타인을 정죄하는 날카로움이 커질수록, 그것은 성화가 아니라 자기의로 흐를 위험이 큽니다. 성화는 자신을 높이는 도구가 아니라, 이웃을 살리는 사랑으로 나타나는 길입니다.
11. 성화의 표지들은 ‘완벽함’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1) 회개가 빨라지는 방향입니다
성화가 진행될수록 성도는 죄를 합리화하기보다 하나님께 가져가 회개합니다. 넘어짐이 사라지기보다, 넘어졌을 때 돌아오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2) 말씀 앞에서 마음이 굳지 않는 방향입니다
성화가 진행될수록 성도는 말씀 앞에서 방어적으로 굳어지기보다, 찔림을 복음으로 받아 다시 믿음으로 서게 됩니다. 정죄로 끝나지 않고, 그리스도를 붙드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3) 관계가 회복되는 방향입니다
성화의 중요한 열매는 관계에서 드러납니다. 책임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시도하며, 사랑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4) 죄와의 싸움이 현실적으로 구체화되는 방향입니다
성화는 막연한 결심이 아니라 구체적 실천으로 나타납니다. 유혹을 피하는 지혜, 경계선을 세우는 절제, 반복되는 죄의 통로를 끊는 결단이 자랍니다.
12. 성화의 궁극은 하나님을 누리며 영화에 이르는 길입니다
1) 성화는 하나님을 뵙기 위한 준비입니다
성경은 거룩함이 하나님을 뵙는 삶과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합니다. 성화는 단지 윤리적 개선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기뻐하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2) 성화는 하나님 나라의 삶을 미리 사는 길입니다
성화는 미래의 완성을 기다리며 현재를 포기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성화는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 곧 사랑과 공의, 정직과 자비, 절제와 섬김을 미리 살아내는 길입니다.
3) 성화는 결국 하나님이 완성하십니다
성화의 끝은 인간의 성취가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심입니다. 성도는 완전하지 않지만, 하나님은 성도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성령께서 시작하신 선한 일을 끝까지 이루시며, 마지막 날에 성도를 흠 없이 세우실 것입니다. 성화는 이 확실한 약속 위에서 오늘의 싸움을 견디게 하는 복음의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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