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훔(Nahum, נַחוּם)은 어떤 책인가?

 

나훔(Nahum, נַחוּם)은 어떤 책인가?

일반적 개요

나훔은 히브리어로 "나훔(נַחוּם)"이라 하며, "위로자" 혹은 "위로하시는 자"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영어로는 Nahum으로 표기되며, 구약 성경의 소선지서 가운데 하나입니다. 본서는 유다 출신 선지자 나훔에 의해 기록되었으며, 주로 앗수르 제국의 수도 니느웨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선언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록 시기는 일반적으로 주전 7세기 중반, 즉 니느웨가 실제로 멸망하기 전 약 20~4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나훔이 요시야 왕 이전 혹은 동시대의 인물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특히 북왕국 이스라엘이 이미 멸망한 이후, 남유다가 앗수르의 위협 아래 놓여 있던 시기에 해당합니다. 이 책은 앗수르 제국의 폭력성과 교만함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보응을 선포하며, 동시에 유다 백성에게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나훔의 구조 목록

  1. 1장: 하나님의 위엄과 심판의 선언

  2. 2장: 니느웨에 대한 파괴 예고

  3. 3장: 니느웨의 죄악과 멸망의 확정

나훔의 줄거리

나훔서는 전체적으로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과 정의가 인류 역사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예언서입니다. 특히 이 책은 니느웨, 곧 앗수르 제국의 수도에 대한 철저한 파멸을 예고하면서도 그 이면에 있는 하나님의 속성과 역사 주권을 조명합니다.

1장은 하나님의 본성과 위엄을 선포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하나님은 질투하시며 보복하시는 분, 진노하시는 분이시며, 죄악을 결코 면죄하지 않으시는 공의의 하나님이심을 강조합니다. 나훔은 이러한 하나님의 속성을 바탕으로, 하나님의 진노가 불같이 쏟아질 것이며, 그 누구도 그 분의 분노 앞에서 설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은 선하시며, 환난 날에 산성이 되시는 분이시며, 자신을 신뢰하는 자들을 아시는 분이라고 선언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이중적 성품, 곧 심판과 자비, 공의와 긍휼의 균형을 잘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이어서 하나님은 니느웨에 대한 심판을 분명히 선포하십니다. 앗수르의 교만함과 폭력성,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압제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하나님은 그들을 뿌리째 뽑아내실 것을 예고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유다에게 평강의 소식을 전하시는 사자의 도래를 언급하시며, 절기를 지키고 서원을 이행하라고 격려하십니다. 이는 하나님의 심판이 단지 파괴적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구속과 회복의 일환임을 보여줍니다.

2장은 니느웨의 멸망 장면을 생생한 묘사로 전개합니다. 성은 포위되고, 방패들은 붉고, 병거는 번개처럼 움직이며, 성문은 열리고 왕궁이 흔들립니다. 물이 홍수처럼 쏟아져 성을 휩쓸고, 귀부인은 포로가 되며, 니느웨의 재물은 약탈되고, 황폐와 파멸이 임합니다. 이 모든 묘사는 단순한 예언적 상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 주권 아래 일어날 필연적 결과로 제시됩니다. 특히 선지자는 앗수르의 병거와 용맹, 방어력, 전략이 하나님 앞에서 아무 소용이 없음을 강조하며, 인간의 힘으로는 하나님의 뜻을 거스를 수 없다는 진리를 강하게 선포합니다.

3장은 니느웨의 죄악과 멸망의 원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지적합니다. 거짓과 강포의 도시, 음란과 마술이 가득한 니느웨는 하나님 앞에 합당한 심판을 받을 대상입니다. 특히 이 장에서는 여인으로 비유된 니느웨가 수치를 당하고 벌거벗겨질 것이라고 표현되며, 그녀의 음란함과 속임수, 거짓된 평화 조약 등이 하나님을 진노케 했음을 밝힙니다. 하나님은 니느웨를 철저히 무너뜨리시며, 이로 인해 그녀를 본 모든 민족들이 손뼉을 칠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하나님의 심판이 단순한 민족적 갈등의 문제가 아니라, 열방 가운데 정의를 실현하시는 하나님의 통치 행위임을 시사합니다. 또한 이 장은 니느웨가 타 민족에게 끼친 잔혹함과 잔학한 압제에 대한 하나님의 응징으로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나훔서는 전체적으로 한 민족에 대한 멸망을 예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그것이 단순한 정치적 예언이나 민족적 복수의 외침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서는 하나님의 거룩함과 공의, 역사 속에서의 주권 행사를 드러내는 신학적 선언이며, 그 안에서 하나님의 백성에게는 위로와 소망을, 악인에게는 경고와 심판을 전하는 양면적 메시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나훔이 성경신학적 의의

나훔서는 성경신학적으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예언서입니다. 첫째로, 본서는 하나님의 공의와 역사 주권에 대한 명확한 증언입니다. 앗수르는 북이스라엘을 멸망시켰고, 남유다를 끊임없이 위협하며 하나님 백성을 압제하던 제국입니다. 이처럼 강대국이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들이 교만과 악행에 빠질 때, 하나님은 그들을 동일한 공의로 심판하신다는 원칙이 나훔서를 통해 드러납니다. 이는 단순히 이스라엘을 위한 보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정의가 열방 가운데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줍니다.

둘째로, 나훔서는 요나서와 신학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요나서는 니느웨가 하나님의 경고를 듣고 일시적으로 회개하였던 사건을 기록합니다. 그러나 나훔에서는 동일한 도시가 다시 죄악으로 돌아가 완전히 멸망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는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과 자비가 죄악을 방관하는 것이 아님을 나타내며, 하나님의 인내가 회개로 이어지지 않을 때 결국 심판으로 마무리된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하나님의 성품—인자하심과 공의로우심—이 서로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롭게 이루어진다는 신학적 통찰을 제공해 줍니다.

셋째로, 나훔서는 종말론적 시각에서도 중요한 신학적 교훈을 제시합니다. 니느웨의 멸망은 단지 과거 한 제국의 종말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와 악의 세력에 대한 하나님의 최종 심판을 예표하는 사건입니다. 이 점에서 나훔서는 종말론적 심판과 구속의 원형(prototype)을 제공하는 책입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단지 민족신이 아니라, 온 열방을 심판하시고 통치하시는 우주적 왕이심을 선포합니다.

넷째로, 나훔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언약적 위로는 신약의 복음과도 연결됩니다. 나훔 1장 15절에 나타난 "좋은 소식을 전하며 평화를 공포하는 자의 발"이라는 구절은 나중에 로마서 10장 15절에서 바울에 의해 인용되며, 복음 전파자의 사역을 설명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는 나훔서가 단지 파괴의 예언서가 아니라, 복음의 원형을 담고 있는 예언서임을 입증합니다. 즉, 하나님의 심판은 결국 구속의 길로 이어지며, 하나님의 백성은 그 심판을 통해 참된 평안을 얻게 된다는 신학적 메시지를 품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훔서는 오늘날 교회와 성도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하나님의 인내를 경히 여기지 말고, 회개를 늦추지 말아야 하며, 이 세상 나라의 교만과 잔혹함은 하나님의 때에 반드시 무너진다는 확신을 가지게 합니다. 또한 나훔서의 위로는 단지 정서적 평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된다는 데서 오는 신학적 안정감을 의미합니다. 이는 고난 가운데 있는 교회와 성도에게 매우 실제적이고도 강력한 위로입니다.

이처럼 나훔서는 단 한 도시의 몰락을 예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성품, 역사 해석, 복음의 예표, 그리고 종말론적 통치를 종합적으로 제시하는 탁월한 성경신학적 자료입니다. 보수적 개혁주의 관점에서 본다면, 본서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언약 신실성, 그리고 구속사의 점진적 전개를 충실히 보여주는 신학적 보고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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