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Acts, Πράξεις Ἀποστόλων)은 어떤 책인가?
사도행전(Acts, Πράξεις Ἀποστόλων)은 어떤 책인가?
일반적 개요
사도행전은 헬라어로 “Πράξεις Ἀποστόλων”(Praxeis Apostolōn), 즉 "사도들의 행위들"이라는 뜻을 지니며, 한글 성경에서는 "사도행전"으로 번역됩니다. 본서는 누가복음의 저자였던 누가가 동일한 수신자 데오빌로에게 전하는 후속 기록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 이후 성령께서 교회와 사도들을 통해 행하신 구속사의 확장을 역사적으로 서술한 책입니다. 기록 시기는 대체로 AD 60년대 중반으로 보며, 바울의 로마 복역 직전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바울서신에 의하면 후에 감옥에서 풀려나 복음전도 사역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도행전은 교회의 기원, 복음의 확장, 성령의 사역,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구속사적 전환기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으며, 신약 교회의 신학적 기초를 제공하는 중요한 본문입니다.
사도행전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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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과 승천 (1:1–11) – 부활하신 예수님의 명령과 승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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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순절 성령강림과 예루살렘 교회의 탄생 (1:12–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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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와 사마리아로 확장 (8: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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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 선교의 시작과 바울의 1차 전도여행 (13:1–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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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회의와 2차 전도여행 (15:36–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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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전도여행과 에베소 사역 (18:23–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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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체포와 로마로의 여정 (21:17–28:31)
사도행전의 줄거리
사도행전은 누가복음의 후속편으로, 누가는 동일한 수신자인 데오빌로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후 40일 동안 제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시고, 승천하시기 전에 성령의 권능을 약속하시며 온 세상에 복음을 증거하라고 명령하십니다. 1장 8절은 본서 전체의 구조적 개요로 기능하며,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는 말씀은 이후의 전개를 예시합니다.
2장에서 약속하신 성령이 오순절에 강림하시고, 제자들이 방언으로 말하며 예루살렘에 모인 유대인과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합니다. 베드로의 설교를 통해 삼천 명이 회개하고 세례를 받으며, 초대 교회가 성령 안에서 말씀, 교제, 기도, 성찬을 중심으로 형성됩니다. 3장에서는 베드로와 요한이 앉은뱅이를 일으키는 기적을 행하고, 예수의 이름으로 행한 것임을 선포하며 복음이 확장되나, 종교 지도자들의 반발이 심화됩니다.
4장부터 7장까지는 예루살렘 교회의 성장과 내외적 위기, 그리고 스데반의 순교 사건까지 이어집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사내들인 공회 앞에서 담대히 복음을 전하며, 교회는 기도와 헌신으로 사명을 감당해 나갑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위선과 심판은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교회 내의 정결을 강조하며, 제자들은 점점 더 핍박을 받습니다. 스데반은 유대 지도자들 앞에서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해 복음을 변증하며, 결국 돌에 맞아 순교합니다. 이는 박해를 통한 복음 확장의 전환점이 됩니다.
8장부터는 복음이 유대 지역을 넘어 사마리아로 확장됩니다. 빌립 집사가 사마리아에서 복음을 전하고, 마술사 시몬의 회심과 에디오피아 내시의 세례 사건은 이방선교의 초석이 됩니다. 9장에서는 사울의 회심이 극적인 장면으로 등장하며, 핍박자였던 사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후 바울로 부름받습니다. 그는 이후 복음을 전하는 사도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10장과 11장에서는 베드로가 고넬료 가정에서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게 되며, 성령이 그들에게도 임하시는 사건을 통해 복음의 보편성과 교회의 이방 확장이 본격화됩니다. 이는 유대주의적 한계를 넘어 하나님의 구원이 모든 민족에게 열렸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입니다. 12장에서는 헤롯의 박해와 베드로의 옥중 기적적 구출, 그리고 헤롯의 죽음을 통해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13장부터는 바울과 바나바의 1차 전도여행이 시작되며, 복음은 구브로와 소아시아 여러 도시에 전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유대인들의 박해와 이방인의 반응이 교차되며, 복음의 수용과 거절이라는 이중적 반응이 계속 나타납니다. 15장에서는 이방인의 구원 문제를 둘러싼 예루살렘 회의가 열리고, 율법과 행위가 아닌 은혜로 말미암는 믿음을 통해 구원받는다는 복음의 진리가 재확인됩니다.
이후 바울의 2차 전도여행에서는 실라, 디모데, 누가 등이 동행하며, 마케도니아 환상을 통해 유럽 선교가 시작됩니다. 빌립보에서 루디아의 회심, 감옥에서의 기적, 대살로니가와 베뢰아에서의 반응, 아테네에서의 철학자들과의 대화 등 다양한 문화와 철학적 배경 속에서도 복음이 능력으로 증거됩니다. 고린도에서는 장기 체류하며 교회를 세우고, 갈라디아와 소아시아 지역의 교회들을 견고히 합니다.
3차 전도여행에서는 에베소에서의 장기 사역이 중심을 이루며, 두란노 서원에서 2년간 가르침을 통해 아시아 전역에 복음이 확산됩니다. 우상 제조업자들의 반발, 에베소의 소요, 마게도냐와 아가야 지역의 재방문, 밀레도에서 에베소 장로들과의 고별 설교는 사도적 사명의 심오함을 보여줍니다.
21장부터는 바울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체포되고, 유대인의 고소와 로마 당국의 보호 속에서 여러 차례의 신문을 받습니다. 가이사랴에서 벨릭스와 베스도, 아그립바 왕 앞에서 자신의 신앙을 변증하며, 결국 로마 황제에게 상소함으로써 로마로 향하게 됩니다. 27장의 항해와 28장의 난파, 몰타 섬에서의 기적, 그리고 로마에 도착하여 가택 연금 상태에서 복음을 증거하는 것으로 사도행전은 끝을 맺습니다. 복음은 땅 끝이라 할 수 있는 로마까지 전파되었으며,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결코 막을 수 없다는 선언으로 마무리됩니다.
사도행전의 성경신학적 의의
사도행전은 성경신학적으로 구속사적 전환기를 조망하며, 교회와 복음의 확장, 성령의 사역, 하나님 나라의 전진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신학적 깊이를 지닙니다. 첫째로, 사도행전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주제를 실증적으로 보여줍니다. 누가복음에서 시작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예수님의 승천 이후에도 성령을 통해 교회를 통하여 계속 확장되며, 이는 예루살렘에서 시작되어 땅 끝 로마에까지 이르는 복음의 전진으로 나타납니다.
둘째로, 본서는 성령론적 기초를 제공합니다. 오순절 성령 강림은 예언의 성취이며, 성령은 단순한 능력이 아니라 인격적 하나님으로서 교회를 인도하고 선교를 추진하시는 주체로 나타납니다. 성령의 사역은 표적과 기사를 동반하며, 동시에 회심과 성화, 담대한 복음 증거의 원동력이 됩니다. 이는 보수적 개혁주의가 강조하는 성령의 사역이 은사주의적 표출이 아닌 말씀과 복음 중심으로 기능함을 보여줍니다.
셋째로, 사도행전은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정의합니다. 교회는 단지 지역 공동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언약 공동체이며, 복음 전파와 제자 훈련, 말씀과 기도, 성례를 중심으로 존재합니다. 초기 교회의 삶은 말씀 중심의 공동체성과 선교적 정체성을 통합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는 오늘날 교회가 회복해야 할 본질적 사명의 기준을 제공합니다.
넷째로, 사도행전은 구속사의 연속성을 확증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은 단지 개인 구원으로 끝나지 않으며,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통해 역사 속에서 계속 이어지며 확장됩니다. 이는 하나님의 주권과 언약, 섭리 속에서 전개되는 구속사적 드라마이며, 바울의 회심과 이방 선교는 그 절정에 해당합니다. 하나님의 복음은 민족과 언어, 지역의 장벽을 뛰어넘으며 성취되어 갑니다.
다섯째로, 사도행전은 복음의 본질을 명확히 합니다. 복음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근거한 구원의 메시지이며, 이는 회개와 믿음을 통해 수납됩니다. 율법이나 인간의 행위가 아닌, 하나님의 은혜에 의한 구원이 강조되며, 이는 종교개혁의 핵심인 이신칭의 교리를 뒷받침합니다. 예루살렘 회의는 이러한 진리를 공식적으로 확정함으로써 교회의 신학적 정체성을 공고히 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사도행전은 단지 역사 기록이 아닌,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구속사적 신학서로서,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을 명확히 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복음의 전진을 선포하는 복음의 제2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수적 개혁주의 관점에서 사도행전은 성령, 교회, 복음, 구속사의 통일성을 보여주는 핵심 본문이며, 오늘날 교회가 회복해야 할 신앙의 본과 비전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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