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2 Corinthians, Πρὸς Κορινθίους Β')는 어떤 책인가?

 

고린도후서(2 Corinthians, Πρὸς Κορινθίους Β')는 어떤 책인가?

일반적 개요

고린도후서는 헬라어로 “Πρὸς Κορινθίους Β'”(Pros Korinthious B’), 즉 “고린도인들에게 보내는 두 번째 편지”라는 뜻을 지니며, 한글 성경에서는 “고린도후서”로 번역됩니다. 이 서신은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와의 관계 속에서 생긴 오해와 갈등, 자신의 사도권에 대한 의심과 도전, 그리고 연보에 대한 요청을 포함하여 매우 인간적이고 목회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 편지입니다. 기록 시기는 대체로 AD 55~56년경, 마케도니아 지역에서 고린도를 방문하기 직전에 기록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린도후서는 바울의 사도직과 고난, 복음 사역의 본질, 그리고 연보의 신학적 의미에 대해 풍성하게 다루며, 사도적 권위와 목회적 사랑의 깊은 통합을 보여주는 중요한 서신입니다.

고린도후서의 구조

  1. 서론: 인사와 위로의 하나님 (1:1–11)

  2. 바울의 사역에 대한 설명과 옹호 (1:12–7:16)

  3. 연보에 대한 권면 (8:1–9:15)

  4. 바울의 사도권에 대한 변증 (10:1–13:10)

  5. 결론과 축도 (13:11–13)

고린도후서의 줄거리

고린도후서는 바울의 개인적이고도 깊은 심경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서신 중 하나입니다. 서론에서는 바울과 디모데의 이름으로 인사를 전하며, 환난 중에 위로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찬양으로 시작합니다. 이는 바울이 복음 사역 중 겪은 수많은 고난 가운데서도 받은 하나님의 위로가, 다른 성도들을 위로하는 근거가 됨을 나타냅니다. 그리하여 고난은 단지 부정적 현실이 아니라, 성도의 사역을 정당화하는 하나님의 섭리임이 강조됩니다.

1장 후반부터 2장에서는 바울의 여행 계획 변경에 대한 해명이 이어집니다. 일부 고린도 성도들은 바울의 계획 변경을 신뢰할 수 없는 인격으로 비판하였기에, 바울은 자신이 사람을 기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행하였음을 설명합니다. 이어지는 2장에서는 그가 눈물로 쓴 편지에 대해 고린도 교회가 바르게 반응했음을 언급하며, 죄지은 자를 이제는 용서하고 위로하라는 권면을 통해, 교회 안의 권징과 회복의 균형을 보여줍니다.

3장부터 7장까지는 바울 사역의 본질과 사도직의 정체성에 대한 신학적 서술이 중심을 이룹니다. 바울은 자신이 추천서가 필요 없는 자임을 강조하며, 고린도 성도들 자신이야말로 그의 사도직을 증명하는 살아 있는 편지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는 율법으로 말미암은 돌판이 아닌, 성령으로 기록된 마음의 편지를 언급하면서, 새 언약의 직분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것인가를 설명합니다. 이는 바울의 복음 사역이 단지 문자와 형식을 넘어 영적 실재를 다루는 사역임을 보여줍니다.

4장에서는 질그릇에 담긴 보배라는 비유를 통해, 바울과 동역자들의 연약함 속에 감추어진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를 강조합니다. 바울은 핍박과 고난 가운데서도 낙심하지 않으며, 겉사람은 후패하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진다고 고백합니다. 이는 고난의 신학이 그리스도인의 삶과 사역에서 결코 예외가 아니라 본질임을 드러냅니다.

5장에서는 그리스도인의 소망과 정체성이 집중적으로 나타납니다. 바울은 장차 하늘에 있는 영원한 처소를 소망하며, 지금은 믿음으로 행하되 장차는 보는 것으로 살게 될 것임을 고백합니다. 그는 그리스도의 사랑에 붙잡혀, 모든 사람을 위한 중보자로서 자신을 헌신하며, 화목의 직분을 감당하고 있음을 선언합니다.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간청하노니 하나님과 화목하라"는 외침은 사도의 사명이 복음의 대사로서 세상을 향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것임을 잘 보여줍니다.

6장과 7장에서는 사도직의 고난과 거룩한 삶의 요청이 함께 나타납니다. 바울은 자신이 받는 고난, 매 맞음, 갇힘, 수고, 깨어 있음, 금식 등 온갖 고난을 나열하면서도, 자신은 진실함과 성령과 사랑 가운데 사역했음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고린도 성도들에게 우상과의 결별, 거룩한 삶을 촉구하며, 하나님의 아들과 딸로서 정결함을 유지하라고 명령합니다. 7장에서는 고린도 교회가 회개함으로 바울을 위로하였고, 디도의 보고를 통해 다시금 기쁨을 회복하게 되었음을 설명하며, 바울과 교회 사이의 긴장이 해소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8장과 9장에서는 마게도냐 교회의 연보 모범을 소개하면서, 고린도 교회에도 약속한 연보를 성실히 완수할 것을 권면합니다. 바울은 자발적이고 기쁨으로 드리는 연보의 본질을 강조하며, 그것이 성도의 교제이자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임을 설명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는 결핍 속에서도 풍성한 나눔에 참여할 수 있으며, 연보는 단지 물질의 문제가 아니라 복음과 일치하는 삶의 표현임을 강조합니다. "말로 다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사"라는 표현은 이 연보의 궁극적 동기가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진 하나님의 구속의 은혜임을 밝혀줍니다.

10장부터 13장까지는 바울의 사도권을 비판하는 고린도 내 거짓 사도들과의 논쟁이 전개됩니다. 바울은 자신이 겉모습으로는 약하지만, 하나님의 능력으로 행하고 있으며, 세속적 자랑이 아닌 주 안에서의 자랑만을 추구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자기를 과시하거나 스스로 추천하지 않으며, 오직 주께서 칭찬하시는 자가 인정받는 자임을 강조합니다. 11장에서는 자신이 자랑을 원하지 않지만, 어리석은 자처럼 자기를 자랑해야 한다면 약함과 고난을 자랑하겠다고 선언합니다.

12장에서는 바울이 삼층천의 환상을 보았으나 그것을 자랑하지 않고, 오히려 육체의 가시를 통해 자신이 교만하지 않도록 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고백합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는 말씀은 고린도후서 전체를 꿰뚫는 핵심 구절이며, 하나님의 은혜가 모든 약함을 능력으로 덮는 신학적 원리를 명확히 드러냅니다. 13장에서는 마지막으로 고린도 교회의 자기 성찰과 회개, 회복을 촉구하며, 주님의 은혜와 사랑, 교제의 복을 빌며 서신을 마무리합니다.

고린도후서의 성경신학적 의의

고린도후서는 보수적 개혁주의 관점에서 성도와 교회의 정체성, 사역자의 본질, 복음과 고난의 관계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신약의 핵심 문서입니다. 첫째로, 이 서신은 사도직의 본질과 권위에 대한 성경적 이해를 형성합니다. 바울은 자신의 사도직이 인간의 추천이나 자격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과 위임에 근거함을 반복적으로 강조합니다. 그의 사역은 외적 화려함이 아니라 복음의 능력과 성령의 역사, 그리고 약함 속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 정당화됩니다.

둘째로, 고린도후서는 고난의 신학을 정립합니다. 사역자와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함으로써 그의 위로와 부활의 영광에도 참여하게 되며, 고난은 단지 피해야 할 장애가 아니라,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정결의 도구요, 연단의 방법이며, 공동체를 위한 유익의 수단임을 선포합니다. 이로써 사역의 현실 속에서 겪는 고통과 수치는 영광으로 향하는 통로임을 보여줍니다.

셋째로, 본서는 복음 사역의 본질이 ‘화목’과 ‘중보’에 있다는 것을 명확히 밝힙니다. 바울은 자신이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하나님과 화목하라 외치는 자로, 화목의 직분을 맡은 자로 자신을 규정합니다. 이는 성도의 정체성이 단지 개인적 구원에 머무르지 않고, 세상과 하나님 사이에서 복음으로 중보하는 사명자로서의 정체성을 포함함을 뜻합니다.

넷째로, 고린도후서는 성도의 거룩과 공동체 윤리에 대해 깊이 있는 지침을 줍니다. 거짓 사도들과의 구별, 우상 숭배와의 단절, 고린도 교회 안의 도덕적 무질서에 대한 경고 등은, 신자의 삶이 하나님과의 연합 안에서 정결하고 구별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는 교회가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할 책임을 분명히 하는 윤리신학의 기초가 됩니다.

다섯째로, 연보에 대한 신학적 설명은 물질적 나눔이 단순한 시혜가 아닌, 은혜에 대한 반응이자 교회의 교통이라는 사실을 밝힙니다. 바울은 마게도냐 교회의 극심한 가난과 환난 속에서도 넘치는 기쁨으로 연보한 사례를 들어, 하나님 나라의 역설적인 풍요를 드러냅니다. 이는 헌금과 나눔의 실천이 신자의 영성, 교회의 연합, 복음의 증거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신학적으로 설명합니다.

결론적으로, 고린도후서는 사도적 권위와 목회적 사랑이 통합되어 나타나는 가장 깊은 서신이며, 복음 사역자와 교회, 성도의 고난과 위로, 연합과 거룩, 그리고 약함 속의 능력을 보수적 개혁주의 신학의 관점에서 생생하게 증거하는 말씀입니다. 교회는 고린도후서 안에서 그 정체성과 사명을 다시 회복하고, 참된 사역자의 영적 자세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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