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는 어떤 책인가?

 

에스더(Esther, אֶסְתֵּר)는 어떤 책인가?

일반적 개요

에스더서는 히브리어 정경에서 성문서에 속하며, 유다 민족이 포로지 바사 제국에서 겪은 위기와 구원을 기록한 역사적 내러티브입니다. "에스더"라는 명칭은 주인공의 이름에서 유래하였으며, 히브리어 "에스테르"(אֶסְתֵּר)는 "숨겨진 자" 또는 바사식 이름으로는 "별"을 의미합니다. 영어 성경에서는 Esther로 표기됩니다. 본서는 하나님의 이름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으나, 섭리의 손길이 전체 내러티브를 통해 강하게 드러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집니다. 저자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없으나, 유대 전통에서는 모르드개 혹은 바사 시대 이후의 신실한 유대인에 의해 기록된 것으로 봅니다. 기록 시기는 대략 기원전 5세기 후반, 아닥사스다 왕 시대에 가까운 시점으로 추정됩니다. 보수적 개혁주의 관점에서는 에스더서를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섭리가 어떻게 역사 속에서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학적 역사로 받아들이며, 유대 공동체의 보호와 정체성 유지에 대한 하나님의 신실하신 손길을 강조합니다.

에스더의 구조

  1. 와스디 폐위와 에스더의 왕후 등극 (1장~2장)
  2. 하만의 계략과 모르드개의 충성 (3장~4장)
  3. 에스더의 중재와 하만의 몰락 (5장~7장)
  4. 유대인의 구원과 부림절 제정 (8장~10장)

에스더의 줄거리

에스더서는 바사 제국 아하수에로 왕(헬라식 이름으로 크세르크세스 1세)의 통치 시기를 배경으로 하며, 왕이 자신의 권위와 위엄을 드러내기 위해 잔치를 베푸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때 왕비 와스디가 왕의 명령을 거부함으로 폐위되고, 왕은 새로운 왕비를 찾게 됩니다. 제국 전역에 걸쳐 아름다운 처녀들이 모이고, 그 가운데 에스더가 택함을 받아 왕후가 됩니다. 에스더는 자신의 유대인 정체를 숨긴 채 입궁하였으며, 그의 사촌 모르드개가 조언자 역할을 합니다.

모르드개는 왕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미리 알아차리고 이를 에스더를 통해 왕에게 알림으로써 충성을 입증합니다. 이 사건은 후에 결정적 반전의 계기로 작용하게 됩니다. 한편, 아각 사람 하만이 왕의 측근으로 승진하면서 모르드개의 절하지 않는 태도를 문제 삼아 유다 민족 전체를 말살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하만은 제비(푸르)를 뽑아 유대인을 멸할 날을 정하고, 왕에게 뇌물을 주고 그 계획을 승인받습니다. 이로 인해 제국 전역에 유대인 학살령이 반포됩니다.

모르드개는 금식하며 애통하고, 에스더에게 이를 알리며 왕 앞에 나아가 중재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에스더는 자신의 신분과 왕 앞에 무단 출입 시 죽임을 당할 수 있는 위험을 알고 있었지만, “죽으면 죽으리이다”라는 신앙의 결단으로 금식 후 왕 앞에 나아갑니다. 왕은 그녀를 호의적으로 맞이하고, 에스더는 지혜롭게 두 차례의 잔치를 통해 왕과 하만을 초대합니다.

하만은 모르드개에 대한 분노로 장대를 세워 모르드개를 달고자 하지만, 밤중에 잠이 오지 않던 왕이 연대기를 읽게 되어 모르드개의 충성 사건을 기억하고 그를 존귀하게 대우하게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하만은 모르드개를 칭송하고 영광을 돌리는 일을 맡게 되며, 그의 몰락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에스더의 두 번째 잔치에서 그녀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하만이 유다 민족을 말살하려 한 사실을 고발합니다. 왕은 분노하여 하만을 그가 세운 장대에 달게 하며, 유다인을 위한 새로운 조서를 허락합니다. 모르드개는 하만의 자리를 대신하고, 유대인들은 방어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아 대적들을 물리칩니다.

그리하여 유대 민족은 죽음에서 구원을 얻게 되고, 그 날을 기념하여 부림절이라는 절기를 제정합니다. 이 절기는 하나님께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그들의 역사를 돌보셨음을 기억하며, 대대로 지켜야 할 절기로 남게 됩니다. 에스더서의 마지막은 모르드개의 높임과 영향력이 확대되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신실한 자들을 통해 그의 뜻을 이루심을 보여주는 결론적 장면입니다.

에스더가 성경신학적 의의

에스더서는 성경 전체에서 유일하게 하나님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는 책이지만, 그 속에는 하나님의 섭리가 세밀하게 녹아 있으며, 이는 보수적 개혁주의 신학에서 매우 중요한 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단지 초자연적인 기적이나 계시를 통해서만 일하시는 분이 아니라, 사람들의 선택, 우연처럼 보이는 사건들, 심지어 이방 왕의 결정 속에서도 주권적으로 일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본서는 강하게 증언합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모르드개의 충성, 에스더의 지혜로운 전략, 왕의 불면증과 연대기 열람, 하만의 교만과 몰락, 유대인들의 방어 권한 부여 등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일관되게 작동합니다. 이는 교회와 성도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을 신뢰하며 살아가야 함을 가르쳐 줍니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절망적이고 무력한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백성을 보호하고 언약을 성취하시는 분임을 본서는 분명히 보여줍니다.

에스더서의 중심 인물인 에스더와 모르드개는 믿음과 순종의 모범으로 제시됩니다. 에스더는 왕후로서의 지위보다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선택하며, 목숨을 건 결단으로 하나님 나라를 위한 통로가 됩니다. 모르드개는 변함없는 충성과 지혜, 그리고 민족에 대한 신실한 사랑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데 사용됩니다. 이들은 모두 자기 백성을 위하여 헌신하는 그리스도의 모형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또한, 에스더서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인 이스라엘이 이방 땅에서도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으며, 하나님의 계획은 결코 좌절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신약 시대의 흩어진 교회, 곧 세상 속에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하나님께서 동일하게 그들의 삶을 다스리고 인도하신다는 확신을 줍니다. 이방의 권세 아래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주권 아래 모든 역사가 움직이고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부림절의 제정은 구속사의 흐름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기념하는 거룩한 공동체의 반응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 절기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은 과거의 구원을 잊지 않고, 현재의 신앙을 더욱 확고히 하며, 미래의 소망을 바라보게 됩니다. 이는 그리스도인의 삶 속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나야 하는 감사와 기억, 순종의 삶을 상징합니다.

결론적으로, 에스더서는 하나님의 이름이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의 손길은 결코 멈추지 않으며,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신실한 백성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복음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모든 성도는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신뢰, 고난 가운데서의 믿음, 그리고 거룩한 용기를 배우며, 오늘날의 삶 속에서도 그와 같은 은혜의 손길을 신뢰하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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