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2월 첫 주 주일 대표기도문
2026년 12월 첫 주 주일 대표기도문
영원 전부터 영원까지 살아 계시며, 계절의 옷자락을 바꾸시고 역사의 걸음을 주관하시는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 찬양과 존귀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차가운 바람이 골목마다 스며들고, 나뭇가지 끝에 남은 잎마저 조용히 내려앉는 12월의 첫 주일, 저희를 주의 전으로 불러 주시니 감사합니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을 시작하며 저희의 마음도 주님 앞에 고요히 세웁니다. 지나온 날은 은혜였고, 남겨진 날도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주님, 2026년의 문을 연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지막 달의 첫 주일을 맞았습니다. 달력의 장은 얇아지고, 한 해의 시간은 저물어 가지만, 주님의 인자하심은 저물지 않고, 주님의 신실하심은 쇠하지 않음을 믿습니다. 저희가 달려온 길 위에는 기쁨도 있었고 눈물도 있었으며, 응답의 노래도 있었고 기다림의 침묵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돌아보니 모든 순간마다 주님의 손길이 있었고, 넘어질 때 붙드신 은혜, 낙심할 때 일으키신 사랑, 길을 잃을 때 말씀으로 비추신 긍휼이 있었습니다.
자비로우신 하나님, 이 시간 저희의 죄를 주님 앞에 내려놓습니다. 한 해를 살아오며 주님보다 세상을 더 의지했던 마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입술로는 믿음을 말하면서도 삶으로는 염려를 붙들었고, 예배의 자리에서는 은혜를 구하면서도 일상의 자리에서는 내 뜻과 욕심을 앞세웠습니다. 말씀보다 감정을 따르고, 기도보다 계산을 앞세우며, 사랑해야 할 사람을 판단하고, 품어야 할 이웃을 외면한 저희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십자가의 보혈로 씻어 주시고, 차가운 겨울 강물처럼 굳어버린 마음을 성령의 불로 녹여 주옵소서.
주님, 이제 대림절의 거룩한 기다림 속에 저희를 세워 주옵소서. 세상은 성탄의 빛을 소비의 불빛으로 바꾸려 하지만, 저희는 낮고 천한 곳으로 오신 구주를 바라보게 하옵소서. 화려한 장식보다 겸손한 구유를 기억하게 하시고, 분주한 일정 속에서도 임마누엘의 은혜를 묵상하게 하옵소서.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하신 이사야 9장 6절의 말씀처럼, 우리에게 오신 주님이 참 평강이시며 참 소망이심을 믿습니다.
기다림의 사람 시므온처럼 저희도 주님의 위로를 사모하게 하옵소서. 세월의 무게 속에서도 약속을 붙들고 성전에 머물렀던 그의 믿음처럼, 저희도 시대의 어둠에 낙심하지 않고 주의 구원을 기다리는 성도 되게 하옵소서. 눈으로 보기 전에도 믿게 하시고, 손에 쥐기 전에도 감사하게 하시며, 더디 오는 듯한 응답 앞에서도 하나님은 결코 늦지 않으심을 고백하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12월의 찬 공기 속에서 연약한 성도들을 기억하여 주옵소서. 병상에서 예배를 사모하는 이들에게 주님의 따뜻한 손을 얹어 주시고, 경제적 어려움과 관계의 아픔으로 밤을 지새우는 이들에게 하늘의 위로를 부어 주옵소서. 홀로 겨울을 맞는 어르신들, 마음이 지친 청년들, 자녀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부모들, 삶의 무게에 눌린 가장들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겨울 들판은 비어 보이나 그 아래에 봄의 씨앗을 품고 있듯이, 지금의 침묵 속에도 주님의 선한 계획이 자라고 있음을 믿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를 붙들어 주옵소서. 한 해의 마지막 달을 허락하셨사오니 모든 부서와 기관과 직분자들이 맡겨진 사명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게 하옵소서. 처음 주셨던 순전한 마음을 회복하게 하시고, 사람의 칭찬보다 하나님의 기쁨을 구하게 하옵소서. 다음 세대가 말씀 위에 굳게 서게 하시고, 가정마다 예배가 살아나게 하시며, 성도들이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섬기는 거룩한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가 어두운 시대에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게 하시고, 차가운 세상 속에 그리스도의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손과 발이 되게 하옵소서.
이 나라와 민족을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진리가 흐려지고 가치가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 한국 교회가 먼저 회개하게 하시고, 말씀과 기도로 다시 서게 하옵소서. 지도자들에게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과 정직한 지혜를 주시며, 이 땅의 가정과 학교와 일터가 거짓과 탐욕이 아니라 성실과 책임과 사랑 위에 세워지게 하옵소서. 분열된 마음을 화평으로 묶어 주시고, 다음 세대가 복음 안에서 소망을 발견하게 하옵소서.
오늘 드리는 예배를 받아 주옵소서. 찬양대의 찬양이 겨울 하늘을 가르는 맑은 종소리처럼 주의 보좌 앞에 올려지게 하시고, 예배를 섬기는 모든 손길 위에 은혜를 더하여 주옵소서. 말씀을 전하시는 목사님께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허락하시어 선포되는 말씀이 우리의 마음을 깨우고, 굳은 심령을 부수며, 지친 영혼을 다시 일으키는 생명의 말씀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 남은 한 달을 허락하셨사오니 저희가 허둥지둥 흘려보내지 않게 하시고, 감사로 정리하며 믿음으로 준비하게 하옵소서. 한 해의 끝자락에서 후회보다 회개를, 불안보다 소망을, 분주함보다 예배를 붙들게 하옵소서. 저무는 해 너머에 여전히 주님의 빛이 있음을 바라보며,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거룩한 백성으로 살게 하옵소서.
우리의 처음과 마지막이 되시며, 다시 오실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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